Gallery JJ Project 10
구성연, 유용상 | 흔들리거나 멈추거나
2014. 5. 22 (목)  - 2014. 7. 01 (화)

갤러리JJ의 ‘흔들리거나 멈추거나’ 전은 구성연과 유용상의 2인전으로서, 우리가 환경의 진동에 반응하게 되는 경로와 그 근원적 사건에 주목하고자 한다. 칸트에 의하면, 감각이란 단지 어떠한 것을 인식하게 하는 질료일 뿐이라고 했지만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 미처 인지되지 않았던 날 것으로서의 감각은 하나의 사고(accident)처럼 몸 전체를 뒤흔들며 온전히 존재하게 된다. 이처럼 순간의 사고처럼 벌어지는 감각은 눈에서 입으로, 손으로 순차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인지 채 알아차리기도 전에 모든 감각을 건드려 손끝으로 맛이 느껴지고 눈으로 향기를 느끼고 차가움을 맡게 되는 것이다. 유용상, 구성연 작가는 각각 와인과 사탕이라는 독특한 오브제를 사용하여 이러한 작용을 확연히 불러일으킨다.

 

와인을 그리는 작가로 잘 알려진 작가 유용상은 대상에 대해 극도의 정밀한 묘사와 동시에 흔들리게 보이는 이중적인 화면 방식을 구사한다. 흔들림을 그린다고나 할까. 그의 작품에는 늘 움직임이 있다. 아슬아슬한 와인 잔에 담겨진 여러 색의 와인들은 이미 누군가에 의해 마셔진 것들로, 누군가의 설렘이자 욕망이었고 즐거움이었을 한 순간의 움직임이 술잔에 담겨져 있다. 더구나 그 술잔들은 테이블에 놓이지 못한 채 공기 중에 부유하며 끊임없이 흔들리고 있다. 어렴풋 남겨진 붉은 입술자국은 너무나 직접적이어서 차라리 허무한 욕망의 끝을 말하고 있다. 어느 부분 채워지고 비워진 와인은 우리를 흥분하게도 나른하게도 하면서 몸의 살아있음을 느끼게 한다. 이렇게 와인에서 현대인의 잠재된 욕망과 감각을 읽어내는 유용상 작가는 이미 독일이나 프랑스에서 끊임없는 러브콜을 받고 있다.

 

탐스러운 색색의 꽃들이 화면에 가득한 구성연 작가의 작품은 언뜻 보면 사랑스럽고 달콤하다. 그것이 사탕이라는 것을 알기 이전부터도 그러한데, 잇달아 오는 감각들은 매끄럽고 차갑다. 통상적으로 사랑스럽고 달콤한 것과 차가움이라는 것은 매우 이질적인 요소임에도 작품 속에는 그것들이 동시에 있다. 그 이유는 이미지가 탄생되기까지의 과정에서 엿볼 수 있다. 구성연 작가의 꽃은 겨울에 핀다. 작가는 매년 추운 계절에 사탕들을 일일이 깨고 다듬어 수많은 꽃을 만들어내는 장인 기질을 발휘하고, 여름이 오기 전에 그것들을 정성껏 연출하여 사진으로 담아낸다. 사탕이라는 오브제의 특성상 차가울수록 그 꽃은 더욱 풍성하고 탐스럽게 열린다. 그렇게 핀 꽃은 여름이 시작되면 녹아서 사라진다. 한 겨울에 작가의 작업실을 가득 채웠던 색과 향기는 작품 속에서 그대로 멈추어서 보는 이에게 오롯이 전해진다.

 

와인의 흔들리는 씁쓸함과 사탕의 차가운 달콤함은 그렇게 맛으로 촉각으로 색으로 우리를 흔들어 꿈틀거리게 한다. 사진과 회화로 이루어진 이번 전시는 회화 같은 사진, 사진 같은 회화의 모습으로 보는 이의 시선을 교란한다. 두 작가의 작품들은 전혀 다른 매체임에도 얼핏 공통점이 많다. 정교히 묘사되고 클로즈업된 이미지가 갖는 촉감적인 물질성과 극사실적 환영, 잘 꾸며진 무대처럼 연출된 이른바 미장센의 화면 등 시각적인 부분 외에 순간과 영원, 혹은 허무와 욕망, 실재와 허구 같은 쌍들이 읽혀진다.

 

 

 

강주연 | 갤러리JJ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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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상, Good evening, 65.1x90.9cm, Oil on canvas,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