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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 Collection Summer 2023

Seven Keys
Adam Handler, Wonkun Jun, Simon Morley, George Morton-Clark, Nick Schleicher, Meekyoung Shin, Yongsun Suh

2023. 8. 11 FRI - 9. 23 SAT

갤러리JJ는 이번 여름 <Seven Keys> 전시를 마련한다. 본 전시는 새롭게 선보이는 JJ컬렉션과 2023년 상반기에 함께했던 작품, 작가의 신작들로 구성된다. 국내 작가로는 한국 회화사의 중요한 작가인 서용선을 비롯해 국내외를 오가며 활발히 활동하는 신미경과 전원근, 사이먼 몰리의 작품이 전시된다. 더불어 새롭게 소개하는 미국의 작가 아담 핸들러와 닉 슐라이커, 영국 출신인 조지 몰튼 클락의 작품은 팝과 추상을 넘나드는 독특한 작품 세계로 미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전시는 다양한 형식의 회화 및 조각 작품들을 통해 동시대 예술의 다양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아담 핸들러(Adam Handler, b.1986)는 마치 어린아이의 그림을 연상시키는 화면 속 유령과 소녀 형상을 통해 유한한 삶의 허무를 극복하고 희로애락을 표현한다. 뉴욕 태생의 작가는 현재 미국을 기반으로 유럽과 아시아 등 국제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유망한 동시대 작가들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즉흥적이고 때로 장난스럽기도 한 그의 화면 속에는 철학적이자 재치 넘치는 표현이 가득하다. 천진난만한 시선으로 따뜻한 공감과 내면적 소통을 이어가는 핸들러의 작업으로부터 색다른 시각적, 예술적 경험을 기대한다.

 

독일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전원근(Wonkun Jun, b.1970)의 예술세계는 삶을 ‘색’으로 반향하는 그림으로 압축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그는 캔버스 위에서 새로운 색채를 찾아나간다. 그의 작업은 흔히 우리에게 차갑고 이성적인 작업으로 정형화된 미니멀리스트의 작품과는 차별적으로, 절제된 가운데 따뜻함까지 포용하면서 정서적으로 다가온다. 작가는 예술이 주는 위안과 치유의 힘을 믿으며, 이를 미학적 경험으로 안겨준다. 관객에게 닫히지 않은 자유로운 경험과 상상, 생각의 공간을 내어준다.

사이먼 몰리(Simon Morley, b.1958)는 영국 이스트본 출생으로 현재 한국에 거주하면서 파리를 오가며 작업하고 전시활동을 한다. 단색조의 화면을 보여주는 몰리의 작업은 문자와 이미지 간의 관계를 탐색하면서 관습적인 것들의 틈 혹은 ‘사이(in-between)’, 경계의 공간에서 사유한다. 화가이면서 여러 권의 전문서적을 펴낸 미술사가이기도 한 몰리에게 책과 문자는 뗄 수 없는 요소다. ‘Book Paintings’(북 페인팅) 시리즈는 책이라는 매체를 회화로 번안한 것으로, 문화를 혼합하고 영화의 특정 장면이나 사인보드를 회화로 옮기는 등 매체의 변환을 즐기는 작가의 성향을 대표하는 작업이다.

 

런던과 서울을 오가며 영국박물관 등 유럽 유수의 미술관에서 전시하며 국제 무대에서 활동하는 신미경(Meekyoung Shin, b.1967)은 25년 가까운 오랜 시간 동안 조각의 재료가 아닌 ‘비누’라는 매체의 가변적인 물성과 풍화되는 유물의 형태를 대응시키면서 시간성을 가시화하여 시공간적 문화, 재료 간의 ‘번역’에서 오는 간극, 차이를 끄집어낸다. 모각에 따르는 재현과 원본성의 문제는 물론이고, 한갓 조각 재료의 대체제로 쓰인 일상 소모품인 비누의 물성은 견고한 권위의 조각적 형상과 충돌하면서 유물이 지닌 상징적 가치나 절대 가치, 문명에 의문을 제기한다. 응축된 시간을 중심으로 작업은 수많은 질문과 동시에 ‘조각’이란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서용선(Yongsun Suh, b.1951)의 예술세계는 인간들의 삶의 세계 그리기로 압축된다. 작업의 모든 시각적 형상은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관심으로 이는 곧 인간의 삶을 조건 짓는 ‘사회’와 관계를 맺으면서 역사와 신화, 자화상, 도시 인물과 풍경 등으로 나타난다. 주로 강렬한 색채와 표현적인 터치가 있는 한편 압축적이고 간결한 구조와 질서를 보여주는 화면은 역사 속 개인의 삶, 사회 시스템 특히 서울, 뉴욕, 베를린, 멜버른 등 지구촌 대도시 상황에 처해진 현대인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이는 자신이 마주하는 삶의 세계에서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실존적 물음이다.

애니메이션과 추상성을 접목하는 영국 작가 조지 몰튼-클락(George Morton-Clark, b.1982)은 이러한 대중문화 속 고전 만화의 익숙한 캐릭터에 낙서 같은 추상적 요소를 더하는 동시에 움직임을 표현하는 즉흥적 드로잉의 독특한 작업을 선보인다. 곧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작가의 추상적인 재해석을 통하여 예술적으로 재탄생하였다. 작가는 현재 이스트 런던에서 작업하고 있으며, 최근 아트바젤 등 미술시장에서 혜성처럼 떠오르면서 전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며 컬렉터가 늘어가고 있다. 한편 의류회사 올세인트(All Saints Clothing), 가전회사 드롱기(DeLonghi), 출판사 펭귄북스(Penguin Books) 등 유명 브랜드와 협업 프로젝트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닉 슐라이커(Nick Schleicher, b.1988)는 촉각적 물질성을 지닌 색면적 추상회화를 중심으로, 한편 회화와 사물이 교차하는 오브제 작업을 한다. 그의 작업은 미니멀리스트의 명료성과 진지함에서 비켜서서 위트를 더하여 보다 정서적이며 인간적인 것을 추구한다. 작가는 회화의 지지체로서의 캔버스와 표면, 안료의 물성과 적용방식을 오래 탐구해 왔다. 특히 형광안료나 광택이 나는 젤 등 물성이 강한 매체로 아주 얇은 레이어를 만들며, 화면이 평평해질 때까지 반복적으로 층을 쌓아 나간다. 정확한 의도와 자유롭고 즉흥적인 구성이 함께 작용하여 각 레이어가 투명하거나 불투명하게 불규칙적으로 겹치고, 여기에 매끈거리고 반짝이는 안료의 물성이 더해지면서 화면에는 모호한 환영적 공간감마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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