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llery JJ Project 35

김현식 신미경 | 흔적 Trace

KIM Hyunsik | SHIN Meekyoung

2022. 2. 17 THU - 4. 16 SAT

Artist Talk: 3.12 SAT 2-4PM 신미경

                  4.02 SAT 2-4PM 김현식

김현식¸ 玄을보다 Delve into the profound, 2022, Epoxy resin on acrylic, Wooden frame, 54x54x7cm..
김현식¸ 玄을보다 Delve into the profound, 2022, Epoxy resin on acrylic, Wooden frame, 54x54x7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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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경, Abstract Matter 0024, 2020, Jesmonite, gild with White gold and 24k gold, 56 x 45 x 3
신미경, Abstract Matter 0024, 2020, Jesmonite, gild with White gold and 24k gold, 56 x 45 x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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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경, Abstract Matter 0049, 2021, Jesmonite, Glided copper, 93 x 46 x 6.5cm
신미경, Abstract Matter 0049, 2021, Jesmonite, Glided copper, 93 x 46 x 6.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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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식¸ 玄을보다 Delve into the profound, 2022, Epoxy resin on acrylic, Wooden frame, 54x54x7cm..
김현식¸ 玄을보다 Delve into the profound, 2022, Epoxy resin on acrylic, Wooden frame, 54x54x7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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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는 자연이나 물질적 환경에 놓여있기보다 첨단 기술과 소비문화에 의한 ‘이미지’의 환경으로 둘러싸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이러한 현상은 우리의 실제적인 감각마저 잠식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갤러리JJ는 어떠한 인위적이고 표면적인 그리기나 만들기보다 물질적 질료와 시공간의 세계로 이행하는 근원적 시도에 주목한다.

갤러리JJ는 2022년 새해 첫 전시로 회화 작가 김현식과 조각가 신미경이 함께하는 전시를 마련하였다. 두 작가는 특히 작업의 근간을 이루는 고유의 질료에 대한 끈질긴 탐구와 수행적 태도를 같이하며 매체적 관습이나 일상과 예술, 동서양, 시공간의 경계 위에서 사유한다. 이번 《흔적 Trace: 김현식, 신미경》 전시는 각기 서로 다른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두 작가가 벌이는 다양하고 독창적인 매체 방식이 눈길을 끈다. 김현식의 입체적인 회화 신작을 비롯하여 신미경이 비누 작업에서 선회하여 2021년에 발표했던 최근작 ‘제스모나이트(Jesmonite)’ 매체 작업을 ‘비누’ 작업과 함께 재구성하여 소개하면서, 전시는 또한 회화와 조각이라는 오래된 관념적 범주를 재인식하는 계기가 된다. 신작을 중심으로 묵직한 두 작가의 작업이 한 공간에서 빚어내는 색다른 변주는 무척 기대되는 일이다.

 

런던과 서울을 오가며 영국박물관 등 유럽 유수의 미술관에서 전시하며 국제 무대에서 활동하는 신미경은 25년 가까운 오랜 시간 동안 조각의 재료가 아닌 ‘비누’라는 매체의 가변적인 물성과 풍화되는 유물의 형태를 대응시키면서 시간성을 가시화하여 시공간적 문화, 재료 간의 ‘번역’에서 오는 간극, 차이를 끄집어낸다. 최근 조각적 재료인 제스모나이트를 매체로 하는 작업으로 다시 한번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2017년부터 세라믹과 유리 분야도 석사학위를 받으면서 동반해왔으며, 현재 네덜란드 프린세스호프국립도자박물관에서 전시가 진행되고 있는 ‘거석 시리즈’는 세라믹을 재료로 한다. 신미경의 작업이 물질로부터 일련의 견고하고 불변할 것 같은 절대적 가치에 의문을 제기하고 해체한다면, 김현식은 보이지 않는 것에 주목하여 오히려 변하지 않는 본질, 절대 공간을 추구하면서 명상적이고 시적 세계로 인도한다. 김현식 역시 30여년의 긴 세월을 회화 평면과 에폭시 레진(Epoxy-resin)의 물성을 연구하고 그 투명한 물성을 통해 평면 속에 고요하면서도 빛과 기운이 충만한 깊은 공간을 담아내는 독보적인 작업 세계를 구축하여 현재 미술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그것은 무수한 차이들의 흔적과 정지된 시간 속 침묵의 언어를 통해 우리가 감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빛의 울림과 에너지를 전해준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두 작가의 작업으로부터 질료(matter)와 형상, 물질과 정신 사이에서 빚어지는 예술적 창조성과 생명력을 경험하고 이를 관통하는 시간성에 집중한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물성이 일어나는 장소, 현전과 부재 사이에 걸쳐진 모호한 ‘흔적’들, 경계를 넘어선 새로운 사유를 만나고 경험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전시의 구성은 김현식의 대표적인 작품 ‘Who likes?’ 연작과 <현을 보다> 연작(2022), <거울> 연작(2021), 그리고 신미경의 제스모나이트 작업 <앱스트랙트 매터 Abstract Matter> 시리즈(2021)를 중심으로 신작인 비누 조각 <화석화된 시간> 시리즈(2021), 비누 평면인 드로잉과 회화 시리즈로 이루어진다. <앱스트랙트 매터> 시리즈는 비누 대신 새로운 동시대의 조각적 재료로 제작된 ‘회화의 형태를 띤 납작한 조각’(작가에 의하면)으로, 과거로부터 오랜 세월 축적된 흔적과 풍화자국에 주목하여, 고대 벽화나 오래된 건축물의 일부 혹은 추상 회화를 떠올리게 하는 비정형의 추상적 평면 조각들이다. 이들은 형태의 근원으로 회귀하여 조각적 물질로부터 형태가 이루어지는 사건으로, 재료 자체의 추상적 물성으로 나타난 새로운 조각적 형태이다.

전시장에서 삼차원 입체조각은 물론, 전통적인 회화 방식으로 벽에 걸린 평면조각과 입체적 구성물의 회화 작품은 복합적인 성격을 띠면서 각기 저만의 방식으로 공간을 점유하고 있다. 관객은 뚜렷한 형상 조각부터 질료의 흔적 같은 작품들을 대면하고 현상 너머, 그리고 형태와 그 형태를 벗어난 물질까지 연결하여 살펴본다면 비누 향이 폴폴 날 것만 같은 이번 전시의 스펙트럼은 더욱더 넓어질 수밖에 없다.

 

/형상, 질료

각각 ‘비누’와 ‘레진’이라는 재료를 오랫동안 다루어 온 신미경과 김현식에게 재료의 물성은 보다 특별하게 작업의 근간을 이루면서, ‘조각’ 그리고 ‘회화’에의 사유로 각기 향한다. 신미경은 지금껏 시간성에 있어서 형상과 질료의 관계를 긴밀하게 엮어나갔다. 그는 1998년부터 특정 문화를 대표하는 비너스를 비롯한 서양 고전 조각상, 불상, 도자기 등을 비누로 그야말로 정교하게(또는 불완전하게) 빚어내면서 ‘비누 작가’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작업은 흐르는 시간에 따라 마모되고 소멸될 위협에 있는 역사적 유물 및 예술품과 연결하여, 주위 환경에 의해 변형되고 사라지는 ‘비누’라는 매체를 선택함으로써 그 질료적 특성이 강조되었다. 모각에 따르는 재현과 원본성의 문제는 물론이고, 한갓 조각 재료의 대체제로 쓰인 일상 소모품인 비누의 물성은 견고한 권위의 조각적 형상과 충돌하면서 유물이 지닌 상징적 가치나 절대 가치, 문명에 의문을 제기한다. 응축된 시간을 중심으로 작업은 수많은 질문과 동시에 ‘조각’이란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전시에서 신작 <화석화된 시간> 시리즈의 도자기와 조각상에서 알 수 있듯이 작가는 비누 위에 금박과 은박을 정성껏 올리거나 세밀화를 그리는 등 지속할 수 없는 것 위에 공을 들임으로써 사라지는 물질 위에 가치를 부여하는 유물을 상징적으로 재현한다. 한편 <앱스트랙트 매터> 시리즈에는 어느덧 이러한 형상으로부터 해방된 질료가 그 추상적 물성을 드러내며 주인공이 되어있다.

 

이번 전시에서 신미경의 작품들은 그가 지금껏 진행해왔던 고대 조각상이나 도자기 같은 구체적인 형상에서부터 평면적인 형태와 추상적인 조각적 질료로 나아가는 일련의 연결성을 보여준다. 기존의 <번역>시리즈로 대표되는 비누 조각은 현실의 원작을 참조한 형태로, 이를 ‘풍화 프로젝트’나 ‘화장실 프로젝트’에서 사람들에게 직접 비누로 사용하게 함으로써 그 부분들이 닳고 찌그러져 형상 가운데 ‘비누’라는 조각의 질료가 그 실체를 드러낸다. 이어 고대 유적지를 연상시키는 비누 설치작업 <폐허 풍경>(2018)에서는 그야말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비누 재료의 물성이 건축적 환경 속에서 완연하게 드러나면서, 그것은 조각의 질료로써 풍화되고 소멸되는 (유물)형태의 흔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번 전시의 비누 평면 시리즈 역시 비누의 자연스럽게 갈라진 선과 회화 같은 표면은 곧 조각의 질료와 표면이며 형상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질료의 흔적이다. ‘드로잉’ 작업은 비누를 갈아서 점토처럼 반죽하는 한편 ‘회화’ 시리즈는 비누를 녹여 끓여서 붓고 단단하게 굳히는 주조 작업으로 이루어진다.

서구의 미학에서처럼 오랫동안 질료가 이차적인 것으로 단지 형상을 현상시키는 매개 역할이었다면, 신미경은 여기에서 형상이 물질로 환원되어 질료는 그 자체로서 존재하는 무엇이며, 오히려 형상은 질료의 운동이 남긴 흔적임을 보여준다. 좀더 나아가 최근의 <앱스트랙트 매터> 시리즈에서는 아예 필연 대신에 우연을, 형상 대신에 질료를 내세웠다. 즉 처음부터 형상이라는 참조 없이 조각적 재료 자체가 캐스팅이라는 조각 방식을 통해 조각의 표면처럼 스스로를 보여준다. 찌그러진 비누 병을 브론즈 유물로 번역하였듯이, 작가는 다시 한번 버려지고 사라지는 것을 새롭게 바라본다. 그는 쓸모를 다한 고무판이나 스티로폼, 유리판 등을 주형으로 제스모나이트로 캐스팅을 한다. 제스모나이트는 기존 레진의 대안으로 개발된 무독성 수성아크릴 레진으로, 염료나 각종 재료를 섞어 다양한 질감을 표현할 수 있다. 틀에 물감을 뿌리거나 레진에 안료나 돌가루, 쇳가루, 금박, 은박 등을 섞은 결과 판에서 떨어져 나온 안쪽 표면에는 추상 회화 같은 예기치 못한 효과도 나며, 이를 다시 그라인더로 평평하게 갈아내는 등 수고로운 과정 후 나타나는 표면은 우연히 생긴 주름진 무늬나 구겨지고 뜯어져 오래되어 부식된 것처럼 보인다. 마치 양피지 위에 겹쳐 쓴 흔적처럼 여기에는 오래된 것에서 나타나는 시공간의 압축이 보인다. 작업은 폐허 속 유적에 남은 자국 혹은 스러지거나 부서진 종교적 건축물 등에서 남는 것과 사라진 것들 사이의 경계, 시간의 흐름에 대한 사유에서 비롯되었다.

작가는 어떤 형태를 의도적으로 그리기보다 마치 과거의 오랜 역사가 담기고 시간이 응축되어 생성된 것처럼 보이기를 원하면서, 최소한의 조각적 개입으로 질료가 스스로 형태를 만들어나가도록 놓아두었다. 재현의 목표나 의도에 따라 제작하던 것과 달리 우연성이 작동하는 가운데 물질은 자체의 추상성으로 형태를 이루어나간다. 이는 지금까지의 작업이 형태로부터 시간에 따른 변형과 물질의 사라짐을 보였다면, 이제 거꾸로 돌아가 물질로부터 형태의 이루어짐을 근원에서 목도하면서 ‘조각’의 초심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결국 기존의 비누 작업에서 향을 포함하여 재료의 변형을 체험하는 실연, 퍼포먼스적 성격으로 형상이 가지는 ‘유물화’되는 시간의 일면을 실제 시간 속에서 실행했다면, 제스모나이트 작업은 그것을 미시적으로 끌고 들어가 질료에서 생성되는 시간의 감각으로 표상하고 있다. 작가는 “조각적 표현, 기존의 재료나 형상적인 것 등을 빼고 또 빼서 한쪽으로 몰고 가보았다.”고 말한다. 완전히 새로운 무언가를 만드는 것보다 기존의 것을 다시 생각하고 재해석하는 것, 그것이 신미경에게 ‘새로움’이다.

 

/차이, 운동

사실 인류의 문명과 함께해온 조각은 고대로부터 조각의 영역이 확립되기 훨씬 전부터 무엇을 새기거나 그리는 것이 구분되지 않았다고 하니, 관습을 떠나 다시 보면 회화와 조각은 생각보다 훨씬 가깝다. 김현식의 작업은 신미경과 달리 평면의 사유에서 출발하였음에도 굳히고 긁거나 새기는 입체적인 작업 과정이 있다. 전시장에서 벽에 걸린 회화의 방식으로 놓고 보면, 납작한 제스모나이트의 작업은 물성과 양감으로 인해 외부 공간으로 나아가는 한편 김현식의 것은 평면 속에 공간을 담는 프레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평면을 탐구하며 회화의 경계를 확장한다.

일견 김현식의 작품은 매끈하면서 투명하고 보는 위치에 따라서 빛과 색이 교차한다. 회화의 기본 요소인 선과 색의 단순한 구성으로 된 단색의 화면은 가까이 갈수록 놀랍게도 끝을 모르는 깊은 공간으로 관객을 인도한다. 표면 속 시선은 마치 바닥 없는 심연에 다다를 듯 이어진다. 작가는 오랜 세월 동안 현대 회화의 방법론에 있어서 평면 속에 재현적 공간과는 다른 새로운 공간을 담기 위한 작업을 해왔다. 그는 평면에 레진을 평평하게 부어 굳힌 후 그 위에 송곳으로 선을 일렬로 촘촘하게 무수히 그어나간다. 이어 그 위에 안료를 바르고 닦아내면 그어진 홈은 가느다란 색선으로 드러난다. 이를 굳힌 후 다시 같은 과정을 여러 차례 되풀이하면서 조용히 수행하듯 반복적인 레이어를 쌓아 나간다. 그 결과 무수한 선과 선 사이, 층과 층 사이에는 미세한 틈새, 사이 공간들이 생긴다.

 

의미는 공간적인 차이와 시간적인 지연이 합하여 생겨난다. 작가가 의식적으로 그은 선들은 결국 통제할 수 없이 끝도 없는 틈새들의 차이와 무한 반복으로 귀결된다. 타임머신이나 시간여행자에서 보듯이 물체와 시공간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투명한 레진 및 안료라는 물질로부터 반사와 통과를 거듭하는 빛의 상호작용을 거쳐 아름답고 깊은 명상적 공간이 만들어진다. 미세한 틈새들이 빛의 운동을 가두고 시간을 붙잡아 두는 사건으로서, 홍가이 평론가는 이러한 김현식의 작업이 곧 빛에 관한 예술적 실천이자 ‘광학 물리학적 미학’이라고도 말한다. 겹겹의 사이 시공간에 내재한 빛의 운동성은 곧 빛 에너지 파장에 의한 우주 생성원리와 비견할 수 있다. 한편 정지된 시간은 흐르는 현실 시간 속 변화하는 대상이 아니라 근원을 향하며 그것은 본질적 형상의 그림자인 동시에 또한 우주를 품은 생명력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서 보이는 <현을 보다>의 작품 제목이 가리키듯이, 작가는 회화 속 투명한 미지의 공간이 모든 것을 품고 있는 ‘현의 공간’이라고 말한다. “玄은 본질과 그 드러나는 현상 사이를 유유히 흐르는 운율이고 빛을 담은 무색의 공간이다.” 이러한 현의 공간으로 놓고 볼 때, 이 평면 속 깊은 공간은 무의 흔적이며 끊임없이 현전과 부재 사이로 미끄러지면서 도래할 수 없는 기원의 흔적일 것이다.

작가는 놀랍게도 이를 말 그대로 시각적으로 실현했다. 즉 물질과 작업 방식의 물리학적 현상을 통해 마치 현전할 수 없는 존재의 불가능한 현전인 듯 현상적인 차이의 유희를 정신의 영역으로 이행하여 우리 눈 앞에 훌륭하게 펼쳐 보이고 있다. 이러한 형이상학이나 과학적 이해를 떠나서라도 우리는 김현식의 차이가 빚어내는 무한 공간이 그저 고여있고 비어있는 공간이 아니라, 고요함 가운데 전달되는 빛의 울림과 그것이 생성하는 운동감, 생명력의 활기를 감각으로 온전히 느낄 수 있다. 곧 그가 창조한 것은 몰입과 명상을 불러오는 장소, 세속적 공간과는 다른 시간의 체험이다. 이러한 그의 작업은 표면의 재현적 환영을 우회하여 실체 자체의 운동성을 재현한 새로운 방식의 현대 회화라고 할 수 있다.

가장 최근의 <Beyond the Visible> 시리즈에 보이는 건물과 하늘의 조형적 구성에서 문득 머리카락 한올 한올의 공간감을 내보였던 초기의 구상성이 기억난다. 오늘날 현실의 분주한 소음 가운데 이렇게 김현식은 작은 평면 속에서 고요하면서도 기운이 충만한 공간을 찾아냈다. 그것은 회화의 범주를 재인식시키는 가운데 동서양의 미학을 아우르며, 보이는 것 너머를 사유하게 한다.

 

닳거나 캐스팅하고 떼어내며, 또는 레진을 굳히고 선을 긋는 가운데 무언가에 의해 남겨진 자취가 있고 사건은 자국을 남긴다. 흐르는 시간과 멈춘 시간이 교차하는 가운데, 그것은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으며 끝없이 반복되는 차이들로서 희미한 기원 아래 완벽한 현전이 될 수 없는 불안정한 흔적일 것이다.

글│강주연 Gallery JJ Director

It is no overstatement to say today we are hemmed in by an environment of "image" due to cutting-edge technology and consumer culture rather than being in a natural or material one, and this phenomenon encroaches even our genuine senses. At this juncture, Gallery JJ notes on fundamental attempts to transition to the world of space-time and materials rather than any artificial and superficial painting or making. 

GalleryJJ is pleased to present paintings by Kim Hyunsik and sculptures by Shin Meekyoung as the first exhibition in 2022. They demonstrate a persistent exploration and practice attitude on the unique materials constituting the basis of their work and speculate the boundaries between mediums convention, life, and art, East and West, and space-time. This exhibition, Trace: Kim Hyunsik and Shin Meekyoung, highlights the diverse and original use of the medium employed by the two artists working in different fields. Introducing Kim's new three-dimensional paintings, and Shin's recent works using 'jesmonite' as a medium initially released in spring 2021 coupled with her new soap sculptures, the exhibition also serves as an opportunity to re-recognize the old notional categories of painting and sculpture. 

 

Working and living between London and Seoul, Shin has exhibited in Europe's leading art museums, including the British Museum, and for about 25 years, has been visualizing temporality through the ever-changing materiality of soap and weathering form of relics to uncover the gaps and differences caused by the translation between cultures and materials from various times and spaces. Her recent work involving jesmonite as a sculpture material has shown a remarkable result once again. Since 2017, she has expanded her practice into ceramics and glass, and the Megalith Series currently exhibited at the Princessehof National Museum of Ceramics is also ceramic work. While Shin questions and deconstructs absolute value that seem immutable from materials, Kim turns to the invisible and pursues absolute space and its unchanging essence, leading us to a meditative and poetic world. He has studied the physical properties of the picture plane in painting and epoxy resin for about thirty years. Through its transparency, he creates a unique world that captures a tranquil and infinite space filled with light and energy in the plane. It conveys the reverberation and energy of light that we can accommodate with our senses through traces of myriad differences and the language of silence in stationary time.

Through their works, the exhibition focuses on the artistic creativity and vitality created between matière and form, matter and mind, and the temporality transcending them. It enables us to experience the realm where materiality emerges, ambiguous traces between presence and absence, and new thoughts beyond boundaries.

 

The exhibition consists of Kim’s Who likes…? series, Delve into the Profound series (2022), and Mirror series (2021), and Shin’s Abstract Matter series (2021), the latest soap sculpture Petrified Time series (2021), and planar works of Written in soap series and Painting series. Abstract Matter series is a flat sculpture in the form of painting (according to the artist) made of jesmonite, a relatively new medium in sculpture, and is an atypical sculpture recalling ancient murals, part of old buildings, or abstract paintings, paying attention to accumulated traces and weathering marks. They are the 'incidents' in which the form emerges from sculptural matter by the artist returning to the form's origin. It yields a new sculptural shape that appears as abstract materiality in itself.

The works on view - not only three-dimensional sculptures in space but also flat sculptures and ‘paintings as a volumetric entity’ hung on the wall in a traditional display mode - demonstrate multilateral traits and occupy the space in their respective ways. The scope of this exhibition will expand further by speculating forms and the matter deviating from the forms themselves while facing the work as traces of matter or distinct figuration.

 

/Form, Matter

For Shin and Kim, who have been long dealing with soap and resin, respectively, as their work medium, the material properties form the basis of their work and proceed to the realms of sculpture and painting. Shin has tightly woven the relationship between form and matter in regard to temporality. Since 1998, she has been drawing attention as a 'soap artist' by using soap meticulously (yet incompletely) to create Buddha statues, Western classical sculptures, ceramics, and things that are representative of certain cultures. The work translates historical relics and artworks prone to wear and vanish over time, utilizing soap as a medium that easily deforms and disappears depending on the surrounding conditions emphasizing the material specificity in her work. In addition to the problems of presentation and authenticity from a replica or original copy, the physicality of soap, a daily consumable used as a substituting material for sculpture, conflicts with the authority of sculptural form and questions the iconic or absolute value of relics, and civilization. By observing the condensed time in her work, the meaning of sculpture can be redefined.

As evident in the latest Petrified Time series, she symbolically reproduces relics that yield value to disappearing materials by putting effort into unsustainable things such as carefully gilding or drawing on the soap. Meanwhile, in the Abstract Matter series, the matière liberated from such means and forms reveals its abstract materiality and becomes the protagonist.

 

In this exhibition, her works establish a connection between specific shapes such as ancient statues and ceramics that she has been executing so far with planar forms and abstract sculptural matters. The soap sculptures in the Translation series appropriate the original works that exist. In Weather Project and Toilet Project, the medium used, the soap, reveals its materiality in the shape of worn-out and distorted as people continue using them as soap. Subsequently, in Ruinscape (2018), reminiscent of an ancient historic site, the physical properties of soap that crack and deform in time are manifested in a built environment, revealing the traces of weathering and disappearing form as a sculptural material. The planar soap works on view also reveal the naturally split lines and painting-like surfaces. They are the vestige of matière separated from the form.

In her earlier soap sculptures, as in Western aesthetics, if the material held secondary and only a mediating role in developing a form, inversely, now the form returns to materiality and appears as the trace of material’s movement constituting itself. Moreover, the Abstract Matter series puts forward fortuity over necessity, and matter over form. That is, without references to any shape from the beginning, the material manifests itself as a sculptural surface through a sculptural method, jesmonite casting. Just as the crushed soap bottle has translated into bronze relics, Shin relooks anew at things thrown away or disappeared. She casts jesmonite in a mold made by discarded rubber plates, styrofoam, and glass plates. Jesmonite is a non-toxic water-based acrylic resin developed as an alternative to existing resin, which can express many textures by mixing dyes and various ingredients. As a result of applying paints and mixing pigments such as pulverized stone, iron powder, gilt, and silver leaf on the inner surface of the mold, an unexpected effect emerges like an abstract painting. After a laborious process of grinding the surface relatively flat, it appears ancient and corroded due to unforeseen pleats, crumples, and tears. As if it were a trace of overlapping on parchment, we can see the compressed space-time arising from the old because they derive from the traces remaining in ruins, the boundaries between what remains and disappears, and thoughts on the passage of time.

Rather than deliberately conceiving a form, she creates as if it were born by containing an extended history and condensing its duration. The artist allowed the material to create its own form with minimal sculptural intervention. Unlike those produced per representation intent, materials generate forms by their own abstraction and coincidence. The work thus far has shown traces and disappearance of matter through weathering and deformation over time, but now it is reversed to witness from the origin that form comes from matter. In her previous works using soap, she has offered us to experience its material deformation and its aroma and showed us the condensed duration in which such performative form evolves into a relic, whereas her current jesmonite work looks at it from a micro-perspective and represents the sense of time induced from the matter. In this regard, Shin responds, "I have eliminated sculptural expressions, and existing forms and materials as far as I can” Rather than try creating something entirely new, rethinking and reinterpreting the existing is ‘newness’ for her.

 

/Difference, Movement

Sculptures that have been with human civilization were not distinguished from engraving or depicting long before the field of sculpture was established, thus painting and sculpture are much closely related, regardless of their conventions. Unlike Shin, Kim Hyunsik begins the work with a flat picture plane, the traditional painting surface, but speculates it through a repetitive three-dimensional work process of solidifying, scraping, or etching, expanding the boundaries of painting. When comparing how their works are displayed, Kim's frame contains space in the plane while Shin's jesmonite work dilates into the space beyond its mass.

At first glance, Kim Hyunsik's work is smooth and transparent, and the light and colors vary depending on viewpoint. The monochrome picture plane by the simple composition of lines and colors surprisingly leads the gaze into an unceasing abyss within its frame. He has been working for years on creating space in the plane as a new methodology in contemporary painting. It assumes the flatness of painting. He pours resin into the frame, hardens it flat, and then scrapes numerous lines with awls. The grooves are revealed in thin color lines after applying pigments on the surface and wiping them off. He repeats the same process several times in a meditative manner. As a result, countless lines, and the fine gaps between lines and layers, the in-between spaces emerge.

Meaning arises at the intersection of spatial differences and temporal delays. The lines consciously drawn by him ultimately result in uncontrollable differences among the myriad gaps and infinite recurrence. Matters and spacetime influence one another. A beautiful and profound place is created by the interaction of light in its reprised reflections and passages through the materiality of transparent resins and pigments. As an incident in which the minute gaps contain the movement of light and seize the time, critic Hong Ga Yi says that Kim's work is an artistic practice on light and ‘optical physical aesthetics.’ The movement of light inherent in the spaces between layers is comparable to the cosmic principles by light energy wavelengths. On the other hand, the stopped time directs to the origin, not the object that changes in continuous time in reality. It is both a shadow of the essence and a vitality embracing the universe. As the title of the work, Delve into the Profound, points to, Kim says that the unknown transparent space in the painting is the 'space of profundity' that embraces everything. "Profundity (玄) is a rhythm that flows between the essence and its revealed phenomenon, and is a colorless space containing light." Such deep territory within the plane is a trace of nothingness and the origin that cannot be reached as it perpetually slips between presence and absence.

He reifies such intricacy visually. In other words, through the physical phenomenon of matter and modus operandi, he presents before our eyes the play of phenomenal differences transitioned to the realm of the mind as if it were an impossible presence of inexistent being. Apart from metaphysics and scientific understanding, we can perceive the infinite space created by differences, not a mere stagnant and empty space, but the resonance of light transmitted in silence, the sense of movement it generates, and the vigor of life. What he creates is a place of immersion and mediation, and an experience of time different from the secular world. His work is a new type of painting that embodies the movement of the substance itself by detouring the illusion of representation on the surface. Amid the noise of reality now, he still has found a space calm yet animate in small picture planes. They reconceive the category of painting, encompass the aesthetics of the East and the West, and prompt us to think beyond the visible.

 

While wearing out, casting, hardening resin or jesmonite, unmolding, and engraving, some unknowns leave traces, and every incident bears an imprint. At the junction of static and dynamic times, it becomes an unstable trace that cannot fully exist from its unreachable origin as perpetually repeating differences that exist but are invisible.

Juyeon Kang, Gallery JJ Direc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