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글 Press Release
겨울을 맞아 갤러리JJ가 주목하는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은 ≪Winter Highlight≫ 전시를 마련한다. 이번 전시는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받는 작가들을 중심으로 동시대 미술의 다양성과 깊이를 압축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80년대부터 한국 형상회화의 흐름을 이끌어온 서용선, 비누의 물성을 경유해 조각을 탐구하는 신미경, 회화적 형상이 함께하는 추상적인 화면을 보여주는 유현경을 비롯하여, 독일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색채를 쌓고 닦아내는 추상회화를 지속해온 전원근, '동구리'와 함께 동양의 전통적인 사상과 기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권기수, 역동적 에너지와 상상력을 지닌 회화를 보여주는 아담 핸들러와 닉 슐라이커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스펙트럼으로 구성된다.
서용선(b.1951)의 예술세계는 인간들의 ‘삶의 세계 그리기’로 압축된다. 강렬한 색채와 표현적인 터치, 압축적이고 간결한 구조의 화면으로 나타나는 역사와 신화, 자화상, 도시 인물, 풍경 등은 역사 속 개인의 삶과 사회 시스템의 교차성을 드러내며, 작가 자신이 마주하는 삶의 세계에서 끊임없이 떠오르는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실존적 물음과 맞닿는다.
런던과 서울을 오가며 활동하는 신미경(b.1967)은 약 30년간 비누의 가변적인 물성과 풍화되는 유물의 형태를 대응시키면서 시간성과 시공간적 문화, 재료 간의 ‘번역’에서 오는 간극을 탐구해왔다. 천사는 하늘과 땅, 천상과 인간 세계를 잇는 중간자이자 메신저로, 사라짐과 존재 사이의 경계에 주목해온 작가의 지속적 탐구와 맞닿아 있다. 천사의 이미지는 비누의 향과 결합해 현실과 환상, 고귀함과 일상의 경계를 흐린다.
유현경(b.1985)은 ‘그리기’, 곧 회화적 속성에 충실한 작가로서, 거침없는 붓질의 직관적 터치가 특징적이다. 독일 베를린을 기반으로 서울을 오가며 활동하며, 주로 대상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에게 발생하는 뚜렷하지 않은 생각이나 감정을 모아서 그림으로 풀어낸다. 이는 곧 회화적 색채의 관계, 질료감 사이로 모호하게 떠오르는 회화적인 형상이 함께 하는 추상적 세계의 화면으로 나타난다.
뒤셀도르프를 기반으로 활동하며 회화의 경계를 확장해오고 있는 전원근(b.1970)은 자신이 경험하는 다양한 감정을 색을 통한 절제된 조형언어로 표현하고자 한다. 가장 기본적 조형 요소인 점, 선, 면을 구성요소로 하며, 이성적인 동시에 수행과도 같은 오랜 시간의 반복과 누적의 과정을 동반하여 인간적인 흔적과 따스한 감성으로 동서양의 특징을 함께 담고 있다.
권기수(b.1972)는 한국 전통회화의 사상을 바탕으로 하는 내러티브와 이를 현대적인 감각과 매체로 표현하고 확장하는 작업으로 동시대미술의 새로운 가능성과 독창성을 내보이고 있다. 회화를 중심으로 조각, 설치, 영상 애니메이션 등 현대미술의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동구리’라는 기호를 매개로 인간과 세계와의 이상적 관계에 관해 성찰하고 질문한다.
촉각적 물질성과 자유로운 형태를 지닌 색면적 추상회화를 전개하는 닉 슐라이커(b.1988)는 세인트루이스와 시카고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강한 물성을 지닌 형광안료를 얇은 층으로 반복해 쌓아 올린다. 불규칙하게 겹쳐진 레이어는 화면에 깊이와 모호한 공간감을 만들어내며, 회화는 프레임 너머로 확장된다.
아담 핸들러(b.1986)는 뉴욕을 기반으로, 고스트와 소녀 이미지를 통해 따뜻한 공감과 소통의 언어를 그려왔다. 오일스틱, 아크릴, 스프레이페인트를 자유롭게 쓰는 그의 표현은 아이의 그림처럼 순수하고 원시적인 미술을 추구하는 ‘아르 브뤼’에 관한 탐구를 반영하며, 그는 개성 있는 회화로 주목받는 동시대 작가로 자리잡고 있다.
WORKS ON VIEW




서용선 Suh Yongsun, 그림 그리는 남자 1 The Man Who Paints 1, 2011, Acrylic on dakpaper, 96 x 62.5cm.

서용선 Suh Yongsun, 머리 3 One Head 3, 2009, 2011, Acrylic on canvas, 60.7 x 50.2cm


서용선 SUH Yongsun, 메트로폴리탄 애비뉴 Metropolitan Ave., 2024, Graphite, watercolor on paper, 18.5 x 26cm




Meekyoung Shin, Painting Series 0048, 2024, Soap, frame, pigment, fragrance, 23.5 X 17 X 6cm

신미경 Meekyoung Shin, Angel Series 25022, 2025, soap, pigment, fragrance, frame, 30 x 30 x 8cm

신미경 Meekyoung Shin, Angel Series 36, 2024, soap, pigment, fragrance oil, frame, (액자) 30 x 30 x 8cm

신미경 Meekyoung Shin, Angel Series 35, 2024, soap, pigment, fragrance oil, frame, (액자) 30 x 30 x 8cm



신미경 Meekyoung Shin, Angel Series 25010, 2025, soap, pigment, fragrance, frame, 37 x 32 x 8cm

닉 슐라이커 Nick Schleicher, TBL-MNT, 2024, Acrylic, gel gloss, glazing medium, fluorescent pigment, and iridescent pigment on linen wrapped panel, 15 x 22in (38.1 x 55.9cm)


닉 슐라이커 Nick Schleicher, CBO-WVE, 2024, Acrylic, gel gloss, glazing medium, fluorescent and iridescent pigments on linen wrapped panel, 14 x 24in (35.6 x 61cm)

전원근 Wonkun Jun, 무제 Untitled, 2022-2023, Acrylic on canvas, 70 x 55cm

전원근 Wonkun Jun, 무제 Untitled, 2025, Acrylic on canvas, 40 x 35cm

전원근 Wonkun Jun, 무제 Untitled, 2025, Acrylic on canvas, 40 x 35cm

아담 핸들러 Adam Handler, Kissing Whiskey, 2012, Oil Stick and acrylic on canvas, 50 x 70 in


아담핸들러 Adam Handler, Free in the cool rain Ghost, 2024, Oil stick and pencil on linen, 24 x 24 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