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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lery JJ Project 49

PANORAMA II

사라 루카스, 다니엘 아샴, 멜 보크너, 조지 몰튼-클락, 스캇 리더

아담 핸들러, 닉 슐라이커, 서용선, 김현식, 신미경, 전원근, 유현경

2025. 09. 23 TUE - 10. 31 FRI

전시글 Press Release

갤러리JJ가 주목하는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아 ≪PANORAMA Ⅱ≫ 전시를 마련한다. ‘파노라마(Panorama)’가 그리스어 ‘Pan’(모든)과 ‘Horama’(경치)에서 비롯되었듯이, 이번 전시는 단일한 시선을 넘어 세계를 확장하고, ‘파노라마적 보기’를 통해 작품과 작품, 사유와 경험 사이의 새로운 관계를 제안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받는 작가들을 중심으로 동시대 미술의 다양성과 깊이를 압축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영국 현대미술의 한 전환점을 이끈 YBA(Young British Artists) 세대의 핵심 작가인 사라 루카스를 비롯하여 시간과 유적의 층위를 재구성하는 다니엘 아샴, 역동적 에너지와 상상력을 지닌 회화를 보여주는 멜 보크너, 그리고 조지 몰튼-클락, 스캇 리더, 아담 핸들러, 닉 슐라이커를 만나볼 수 있다. 비누의 물성을 경유해 조각과 시간성을 탐구하는 신미경, 80년대부터 한국 형상회화의 흐름을 이끌어온 서용선, 독일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색채를 쌓고 닦아내는 추상회화를 지속해온 전원근, 회화적 형상이 함께하는 추상적인 화면을 보여주는 유현경에 이르기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다채로운 스펙트럼으로 구성된다. 다양한 문화적 토양에서 길어낸 작품들은 진지한 삶의 통찰과 표현에서부터 인간 본래의 순수한 창조력까지, 회화적 공간에서부터 물질적 질료와 시공간의 세계에 이르며 펼쳐진다. 다양한 형식의 동시대 예술의 펼침, 그 경험을 통해 또다른 세계와 만나고 사유하는 시간을 기대한다.

 

사라 루카스(b.1962)는 1990년대 YBA를 대표하는 인물로, 데미안 허스트가 기획한 전설적인 전시 Freeze(1989)의 참여를 시작으로, 이후 찰스 사치의 주요 전시에 초대되며 영국 현대미술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성적 상징과 유머를 통해 사회적 금기를 드러내는 작업을 이어왔으며, 과일, 의자, 스타킹 등 일상의 사물을 전복적으로 활용한다. <Eating a Banana>는 1990년에 찍은 루카스의 첫 자화상 중 하나로, 작가의 작업세계를 선명히 드러낸다.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다니엘 아샴(b.1980) 또한 일상의 사물을 활용하는데, 이를 미래의 고고학자에 의해 발굴된 유물처럼 재창조하는 설치와 오브제 작업을 전개한다. <Eroded Brillo Boxes>는 앤디 워홀의 소비재 오브제를 부식되고 석회화된 잔해로 재해석한 아샴의 대표작이다. 이 작품에서 아샴은 일상의 사물을 예술로 전환한 워홀의 철학을 잇되, 그것을 미래의 유물로 상상하며 현재와 과거, 그리고 가상의 시간을 연결한다.

 

고급과 통속, 전통과 새로움, 언어 기호와 시각 등을 섞어낸 해학적인 방식을 보여주는 스캇 리더(b.1970)의 작업은 삶의 순간들을 낯설게 혹은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이미지 페인팅’ 시리즈는 만화 같은 평면적 구성과 파스텔 톤의 화면 위에 의인화된 빵과 버터, 바나나 등 일상 사물들은 유머러스하고 아이러니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현재 시카고와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는 시카고미술대학(SAIC)의 교수로 재직 중인 중견 작가다.

1960년대부터 뉴욕을 기반으로 미국 개념미술의 흐름을 이끈 멜 보크너(1940-2025)는 언어를 미술의 영역에 포함시키는 작업을 선보인 작가이다. <Blah, Blah, Blah>(2019)에서 보크너는 두터운 오일 모노프린트의 물성이 드러나는 표면을 통해 비물질적 언어를 회화적 이미지로 끌어온다. 작가에 따르면 “Blah, Blah, Blah”는 “언어의 블랙홀”로서 현대 사회를 가득 채운 언어와 그 안에서 계속해서 이어지는 말을 떠올리게 하며, 발화가 지닌 끝없음의 감각을 나타낸다.

추상성과 애니메이션을 접목하는 조지 몰튼-클락(b.1982)은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대중문화 속 고전 만화의 익숙한 캐릭터에 낙서 같은 추상적 요소를 더하는 동시에 움직임을 표현하는 즉흥적 드로잉의 독특한 작업을 선보인다. 거대한 캔버스 위에 동서양의 만화 캐릭터의 도상이 크로키처럼 빠르고 간결하면서 거친 선의 흐름으로 나타남에 따라 역동적인 율동으로 마치 살아움직이는 듯하며 색감으로 강렬함을 더한다.

아담 핸들러(b.1986)는 뉴욕을 기반으로, 고스트와 소녀 이미지를 통해 따뜻한 공감과 소통의 언어를 그려왔다. 오일스틱, 아크릴, 스프레이페인트를 자유롭게 쓰는 그의 표현은 아이의 그림처럼 순수하고 원시적인 미술을 추구하는 ‘아르 브뤼’ 전통에서 출발하며, 그는 개성 있는 회화로 주목받는 동시대 작가로 자리잡고 있다.

촉각적 물질성과 자유로운 형태를 지닌 색면적 추상회화를 전개하는 닉 슐라이커(b.1988)는 세인트루이스와 시카고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강한 물성을 지닌 형광안료를 얇은 층으로 반복해 쌓아 올린다. 불규칙하게 겹쳐진 레이어는 화면에 깊이와 모호한 공간감을 만들어내며, 회화는 프레임 너머로 확장된다.

 

형상적이고 감각적인 회화 공간을 구축해오며 한국 회화사의 중요한 작가로 평가받는 서용선(b.1951)의 예술세계는 인간들의 ‘삶의 세계 그리기’로 압축된다. 강렬한 색채와 표현적인 터치, 압축적이고 간결한 구조의 화면으로 나타나는 역사와 신화, 자화상, 도시 인물, 풍경 등은 역사 속 개인의 삶과 사회 시스템의 교차성을 드러내며, 작가 자신이 마주하는 삶의 세계에서 끊임없이 떠오르는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실존적 물음과 맞닿는다.

런던과 서울을 오가며 활동하는 신미경(b.1967)은 약 30년간 비누의 가변적인 물성과 풍화되는 유물의 형태를 대응시키면서 시간성과 시공간적 문화, 재료 간의 ‘번역’에서 오는 간극을 탐구해왔다. 천사는 하늘과 땅, 천상과 인간 세계를 잇는 중간자이자 메신저로, 사라짐과 존재 사이의 경계에 주목해온 작가의 지속적 탐구와 맞닿아 있다. 실체를 확인할 수 없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천사의 이미지는 비누의 향과 결합해 현실과 환상, 고귀함과 일상의 경계를 흐린다.

김현식(b.1965) 역시 30여년의 긴 세월을 회화 평면과 에폭시 레진의 물성을 연구하고 그 투명한 물성을 통해 평면 속에 고요하면서도 빛과 기운이 충만한 깊은 공간을 담아내는 독보적인 작업 세계를 구축하여 현재 미술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수많은 색선들을 쌓아 평면에 아득한 깊이감을 가진 공간을 창출해낸다.

또한 평면을 탐구하며 회화의 경계를 확장해오고 있는 전원근(b.1970)은 자신이 경험하는 다양한 감정을 색을 통한 절제된 조형언어로 표현하고자 한다. 가장 기본적 조형 요소인 점, 선, 면을 구성요소로 하며, 이성적인 동시에 수행과도 같은 오랜 시간의 반복과 누적의 과정을 동반하여 인간적인 흔적과 따스한 감성으로 동서양의 특징을 함께 담고 있다.

 

유현경(b.1985)은 ‘그리기’, 곧 회화적 속성에 충실한 작가로서, 거침없는 붓질의 직관적 터치가 특징적이다. 독일 베를린을 기반으로 서울을 오가며 활동하며, 주로 대상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에게 발생하는 뚜렷하지 않은 생각이나 감정을 모아서 그림으로 풀어낸다. 이는 곧 회화적 색채의 관계, 질료감 사이로 모호하게 떠오르는 회화적인 형상이 함께 하는 추상적 세계의 화면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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